로봇과 소통하는 자체 프로토콜 개발한 '팀그릿'

차세대 로보틱스 In – 김기령 팀그릿 대표

차세대 로봇 산업 비전, 2024년 로봇 본격화에 앞서 대한민국 로봇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주요 인사와의 대담을 진행합니다. 본 기사는 한국로봇산업협회와 협력해 회원사를 소개하고 제품과 개발현황, 비즈니스 그리고 산업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합니다.

 

[더테크=조재호 기자] 로보틱스는 로봇을 설계하고 조립해 활용하는 하드웨어 분야와 제어와 센싱, 정보 처리를 위한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포괄한다. 최근 인공지능(AI)이 주목받으며 정보 처리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정보처리 기술의 발달은 지능형 로봇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이를 연결하는 통로인 통신 기술의 발전도 촉발한다. 원격 제어나 관제 플랫폼의 중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이는 정보통신 산업과도 밀접한 관계를 지녔다.

 

팀그릿은 실시간 비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 처리 기술과 AI 모델을 융합한 웹 서비스와 솔루션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이다.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의 연결 및 제어 기술로 로봇 청소기나 드론부터 군사용 장비까지 여러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에 더테크는 김기령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팀그릿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팀그릿은 실시간 미디어 기슬과 IoT 제어 기술을 가지고 있는 설립 7년차 스타트업입니다. 사람과 로봇이 보다 쉽고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로봇이 팀그릿의 솔루션으로 연결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로봇 제어 기술 분야에서 팀그릿만의 강점이 궁금합니다.

 

팀그릿은 웹 기반의 로봇 제어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저희는 로봇의 연결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습니다. 이를 활용해 로봇을 실시간으로 수신 및 제어할 수 있는데요. 웹 표준에 따라 동작하기 때문에 웹 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간편하게 로봇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로봇에 연동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Meet이나 Zoom과 같은 화상회의 방식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100% 자체 개발 기술이라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AI·로봇·센서 기술을 쉽게 수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팀그릿이 개발한 RSSP(Realtime Simple Streaming Protocol)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RSSP를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로봇에 특화된 WebRTC(Web Real Time Communication)입니다. WebRTC는 웹 브라우저에서 직접 실시간 통신 서비스를 만들 때 가장 널리 사용되는 프로토콜입니다, 구글이 주도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인데요. 스카이프나 페이스북 같은 화상통화 서비스가 WebRTC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로봇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보다 훨씬 다양한 제품이 있고 연결 방식이나 서비스 개발 편의성이 다릅니다. 그래서 로봇에 적용하기 쉽고 새로운 소스를 수용할 수 있는 프로토콜을 설계하면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팀그릿처럼 신생 프로토콜은 널리 쓰이기 위해서는 대중적인 제품과 연동이 되어야 하는데요. 저희는 이 연동을 위한 작업을 많이 진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IEEE(전기전자공학자협회) 같은 국제기관들이 로봇 연구에 필요한 여러 챌린지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행사에 참여해 저희 솔루션을 배포하면서 학계에서 저희 프로토콜을 쓰도록 보급하고 있습니다.

 

팀그릿의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해주세요.

 

팀그릿의 서비스는 크게 B2B와 B2C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로봇 제조사나 운영사가 로봇을 인터넷에서 통제할 수 있는 솔루션(Moth)을 판매하는 B2B 비즈니스와 로봇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웹이나 앱으로 즐길 수 있는 플랫폼 B2C 서비스인 CoPlay가 있는데요.

 

우선 B2B 비즈니스는 고객의 로봇에 RSSP 프로토콜을 탑재해 CoMake라는 웹에서 고객용 채널을 만들어 테스트를 진행하고 이해도를 높힐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CoLearn을 통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자면 일본의 기업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고 기술검증(PoC)을 몇 곳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비밀유지계약에 따라 알려드리긴 힘들지만,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배달 로봇이나 호텔의 청소 로봇, 건설가의 건설용 로봇에 저희 솔루션을 연동해서 그 기능을 확인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B2C 서비스인 CoPlay는 BLE·ESP32·라즈베리파이 형태의 개인이 만들 수 있는 로봇부터 상용 기업들의 로봇까지 범용성을 높여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은 베타 단계로 로봇 교육을 하는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본 앱이 마무리되는 하반기쯤 상용 서비스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UI를 개선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은 동아리나 교육기관들이 게임이나 챌린지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팀그릿은 해외 진출로 화제가 된 기업입니다.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특별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팀그릿은 스타트업으로 저희가 만들고자 하는 솔루션을 만드는 개발자 중심의 회사입니다. 해외 기업이 저희 솔루션에 먼저 관심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저희도 거리상 가까운 국내 기업의 레퍼런스를 쌓고 싶은 희망이 있었죠.

 

그리고 국내 기업은 대부분 저희 솔루션과 함께 국내 로봇을 혁신할 수 있는 어떤 서비스를 함께 제안해주기를 원했는데요. 반면에 해외 고객은 본인들의 서비스에 저희 솔루션의 기능이 적합한지 시험을 해보고 싶어 했습니다. 저희가 기술 회사다 보니 고객의 서비스를 함께 준비할 컨설팅 팀이 없었어요. 저희가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은 해외 고객이었죠.

 

그래서 2021년 12월부터 일본 합작법인 R2를 설립했습니다. 지난 2023년 1단계 PoC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올해는 상용화 전단계인 2단계 PoC를 협의하고 있습니다. 내년엔 일본 시장 상용 라이선스 시작으로 계획하고 있고 연간 1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추후 확장이 기대되는 산업 분야나 혹은 제품이 있을까요?

 

지난 2022년부터 바퀴가 달린 실내외 주행형 로봇에 저희 솔루션을 많이 연동해왔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IEEE와 협업하면서 4족 보행 로봇의 AI 연구와 상호 연동을 시작했고요. 여러 도전적인 요소들이 기술적인 성장의 계기가 되어왔습니다.

 

저희 예상으로는 내년부터는 휴머노이드와 관련한 경험을 쌓아나갈 예정입니다. 휴머노이드가 우리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로봇과의 공존을 위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이슈를 팀그릿의 서비스와 솔루션이 함께 해결하고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아울러 최근 이슈가 된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피규어AI의 피규어01 같은 관제 시스템도 대부분 자체 개발팀이나 외주회사를 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데요. 다만 희망적인 부분은 대부분의 솔루션이 WebRTC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어서 저희도 여유가 생긴다면 좋은 솔루션을 제공해보고 싶습니다.

 

현재는 대부분 중국의 제조사들이 하드웨어만 만들고 있어 해당 제품들과 저희 솔루션을 연동하고 있습니다.

 

팀그릿의 프로토콜의 또다른 장점으로는 설치가 필요 없는 점도 있습니다.

 

BBC Micro Bit로 동작하는 로봇도 저희 솔루션과 연동할 수 있습니다. 로봇과 웹페이지를 연동하는 서버 Moth는 미니PC 급에서도 10대 이상의 로봇을 연동할 수 있을 정도로 경량화된 솔루션이라는 것이 팀그릿의 강점입니다.

 

이는 수용할 수 있는 로봇의 범주가 수천만원에 이르는 상용 로봇도 있지만 장난감까지 이른다는 겁니다. 로봇도 점점 경량화되고 특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저희 클라이언트를 적용할 수 있는 범위도 굉장히 넓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용 프로토콜이다 보니 기술적인 해자도 중요해 보입니다. 관련 소개를 부탁합니다.

 

로봇에서 웹페이지까지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은 오케스트라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적인 통합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 대해 팀그릿은 처음부터 끝까지 솔루션을 독자적으로 배포하다 보니 최적화에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토콜 하나로 다 전달할 수 있어 굉장히 심플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단순성으로 인해 지연시간을 더욱 줄일 수 있었습니다.

 

관련해 Moth 서버 속의 스트리밍 엔진은 실시간 통신을 위해 최적화 기술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른 솔루션이 보통 3가지 프로그램을 통합해 관제 시스템을 만든 것과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저희가 PoC를 진행하면서도 2위 업체와 딜레이 차이가 5배 정도 났습니다.

 

아울러 다양한 로봇의 수용성과 웹 표준 지원 능력이 팀그릿의 기술적 강점입니다. AI 기술의 성장과 함께 로봇도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저희 솔루션의 수용성과 활용성은 기존 주문형 개발 방식의 로봇 관제 기업들과는 차별화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오는 5월 일본에서 열리는 ICRA의 부대행사 중 하나인 사족보행로봇 챌린지가 열립니다. 팀그릿의 솔루션을 활용한 대회로 운영사를 맡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까지 경황없이 한고비씩 넘어가고 있습니다. 본선에서도 여러 고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로봇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위해 어떤 인터페이스와 규칙이 필요할지 고민하는 연구에 IEEE가 팀그릿이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에 감사하고 저희의 역량을 집중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관련해 많은 로봇대회가 있지만 사족보행로봇의 원격서비스나 데이터 연구를 위해서는 세계 최초의 시도가 아닐까 합니다. 지난 3월 수원에서 예선전을 진행했는데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전세계에서 많은 호응이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와 연구는 앞으로 3년간 진행되면서 많은 발전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나 다른 로봇의 원격서비스에 대한 표준을 제안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것 같습니다.

 

팀그릿의 중장기 계획과 비전이 궁금합니다.

 

팀그릿은 세계 모든 형태의 로봇이 저희가 개발한 프로토콜을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CoPlay를 통해 로봇과 사람이 공존하고 미래에도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희 서비스에 들어오면 모든 로봇을 원격으로 제어하고 관련 콘텐츠도 만들 수 있는 형태로 발전되기를 바랍니다.

 

로봇이 사용할 AI 기술에 팀그릿의 RSSP가 널리 활용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AI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아울러 대한민국이 로봇을 제일 잘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강국이 되기를 바라고 이에 팀그릿이 작은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는 기업이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지금이 로보틱스의 원년인 것 같습니다. 마치 인터넷 세상이 열리던 시대처럼요. 이러한 시기에 로봇을 다룰 수 있는 많은 기술이 대한민국에서 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국가도 연구소도 일반인도 로봇 엔지니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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