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경쟁력, 나만의 가치관·프로세스 확립하기

[전문가 인터뷰-금득규 유한대학교 인공지능학과 교수 下]

스마트 테크‧산업 전문 미디어 <더테크>가 다양한 테크 분야의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현재 주목되는 테크 영역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 현재의 흐름을 짚어보기 위함입니다.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진 독자 여러분에게 좋은 인사이트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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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금득규 유한대학교 인공지능학과 교수 上

 

 

 

금득규 유한대학교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의 시대에서 개인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개인의 전문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자신만의 가치관과 프로세스를 확립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금 교수는 <더테크>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만연한 기술에 대한 유행 민감성을 경계했다. 유행은 내일이라도 바뀌고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휘발성이 강한 영상 미디어보다 주제가 명확하고 생각의 깊이를 더해줄 독서를 권했다. 파편화된 정보보다 일관성 있는 주제를 탐구하는 것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유행하고 학생들의 반응도 달라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변화가 있었을까요?

 

저희학교의 경우, 1학년은 자유 전공이라 다양한 교육과정을 접합니다. 지금 전통적인 IT정보통신학과나 전자공학과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았죠(현재형). 그런데 AI가 유행하면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수준이나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느낍니다. 똑같은 내용을 가르쳐도 더 잘 이해하고 응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졸업생들도 자기 전공보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AI쪽으로 취업하고 싶다고 저희 학과로 요청이 많이 와요. 개발자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챗GPT 같은 생성형 AI 사용을 권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I 전공이다 보니 관심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레포트를 작성하면서 GPT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프롬프트가 중요한 만큼 다양한 프롬프트 마켓에서 사용해보면서 어떤지 이야기를 듣기도 하죠. 아무래도 AI 전공이니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AI 기초, AI 정보처리, AI와 데이터과학 등을 가르치고 다른 교수님은 AI와 영상, AI와 IoT, 자연어처리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갖췄습니다. 이외에도 AI 전문 기업의 대표님들이 겸임 교수로 활동하고 계시죠.

 

요즘은 영상처리 쪽에서도 AI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문화재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가을철에 보면 단풍이 지는데 바람에 흔들리면서 불꽃처럼 보여서 오작동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개선되는데 이러한 부분들을 학생들이 재밌어하죠.

 

AI가 발전하면서 보조 도구적인 측면에서 활용될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대화하고 정보를 종합해주는 것 이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주는 창작의 영역으로 발전하는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최근 이러한 이슈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지금 개발되는 기술로 생성하는 창작물이 텍스트나 이미지 혹은 건축 설계가 됐든 전문가 레벨로 성장해야 한다는 거죠. 준전문가 단계까지는 AI가 다 만들어주니까요.

 

어떤 분야든 AI가 대체되는 부분보다 그 이상의 것을 봐야 합니다. 지금도 능력 있는 개발자들은 GPT를 활용해 기존에 개발해놓은 것에 추가하거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이건 개발자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나만의 편집·가공 능력과 고도화 알고리즘이 필요합니다.

 

생성형 AI, GPT-4가 나와서 나보다 잘하니까 내가 걸어온 진로를 포기할 수 없으니까요.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차별화할 부분을 찾아내야 합니다. 지금 기자님이나 저를 보더라도 하나의 인터뷰나 AI 라는 주제를 다루지만 모든 기자와 교수가 똑같진 않을 겁니다. 개개인의 차이를 강점으로 그리고 전문성으로 가져와야 합니다.

 

AI를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응용 능력과 동시에 나만의 프로세스 만들기가 핵심일까요?

 

그렇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서 세상이 바뀌는데 일자리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도 기존 일자리의 4분에 1을 대체한다고 말하는데 거기서 나 몰라라 할 게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니 대응해야겠죠.

 

챗GPT를 잘 사용할 수 있는 일자리, 기술이 만든 것을 가공하고 편집해 고도화할 수 있는 인력은 확실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자기개발을 멈추지 않아야겠죠. 일자리가 사라지고 생겨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총량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다만 전문가가 되어 흐름을 읽는 문제는 다른 문제고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AI 기술 변화를 보면서 교수님만의 관점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는 유행에 아주 민감해요. 과거 빅데이터나 메타버스 그리고 지금 인공지능이 화두인 상황에서 참 많은 전문가가 있습니다. 그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도 많지만, (가끔) 마케팅 적으로 흐름에 편승하는 사람도 있어요.

 

제가 교육자적인 측면에서 학생 혹은 사회에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삶에 대해 자기만의 방법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처럼 어떤 절차와 함께 나만의 기법 혹은 원칙이 있잖아요.

 

이러한 기법이나 원칙이 없으면 주변 유행을 따라서 끌려다녀요. 유행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사라지기도 하거든요. 삶을 바라보는 나의 가치관부터 명확하게 정립하고 그 순서를 따랐으면 합니다. 어떤 책을 읽고 자격증을 따서 취업하는 것만 순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치관을 정립하고 프로세스를 만들라는 이야기는 개발과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면 편하게 부탁드립니다.

 

소크라테스는 책을 남기지 않았어요. 문자와 글을 믿지 않았거든요. 조금 극단적이지만 사람들이 글에 의존할수록 기억력이 떨어질 것을 걱정했죠.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소크라테스가 걱정한 부분이 기억력 자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글자로 정보를 보기만 하고 이해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걱정했습니다.

 

말과 생각이 문자로 고정되고 인쇄되었다가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점입니다. 그리고 속도도 빠르죠. 하지만 역설적으로 책은 중요합니다. 부자들이나 성공한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으라고 이야기합니다. 유튜브나 블로그, 인터넷 매체가 있고 정보량 자체는 훨씬 방대하죠. 그래도 책은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맥락이 있고 일관성 있는 주제가 있어요.

 

우리가 짬을 내 편하게 유튜브나 쇼츠, 릴스 같은 영상을 보면 도파민이 분비되는 자극적인 정보를 접하면서 지식의 단편적인 부분. 파편화된 정보를 접하다 보면 내가 알고 있던 기존 지식과 충돌하면서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책을 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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