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시공간 제약 벗어나 ‘삶’ 자체 바꿀 것

[전문가 인터뷰-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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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上

 

 

[더테크=조재호 기자] 국내 최고의 모빌리티 전문가 중 한 명인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모빌리티 기술 발전을 통해 이동 제약을 해소하고 인간의 불완전한 부분까지 도울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봤다.

 

이를 위해 기술을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속도와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시스템 정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 미래 모빌리티의 시작점이자 향후 10년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는 입장이다. 알고 보니 김 교수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UAM(도심항공교통)에서도 커다란 식견을 소유하고 있었다.

 

최근 미래 모빌리티는 ‘자율주행’과 ‘자동차’ 중심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빌리티는 더욱 광범위한 분야로 보입니다.

 

모빌리티는 도로만 달리는 차 외에도 로봇과 모빌리티를 합쳐서 로버빌리티(Robotic Mobility)라고 하죠. 요새는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교통) 같은 영역까지 확대됐습니다. 앞으로 우리 학과도 자동차 학부에서 미래 자동차 학부로 이름을 바꿨는데 조만간 자동차를 버릴 것 같습니다. 다들 모빌리티 쪽으로 온다는거죠. 미래 모빌리티부 혹은 모빌리티 융합부로요.

 

UAM의 경우, 항공 기술이라 수소차보다 조금 더 멀게 느껴집니다.

 

오히려 수소차가 더 멀리 있다고 봅니다. 현대차의 넥소 같은 모델을 봐서 그렇지 우리가 상상하는 그린 수소까진 갈 길이 멀었어요. 그레이 수소나 블루 수소처럼 융합형이지 친환경 에너지만으로는 쉽지가 않습니다.

 

반대로 UAM은 당장 2년 정도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봅니다. 왜냐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더라도 드론이 위력을 발휘했잖아요. 처음엔 여객 수송보단 일반 화물용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화물용으로 1~2년 운영을 하고 승용으로 진행할 계획이 잡혀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피부에 와닿을 거예요.

 

수소차가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는 건 벌써 5~6년 사이 수소차를 봤기 때문이예요. 즉 피부로 느끼는 접촉면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죠. 상상과는 다릅니다. 다만 수소차는 넥소 이후 R&D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UAM은 국내 이통3사가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분야인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긍정적이죠. UAM은 기체부터 관재, 운영, 정비, 통신 그리고 건설 인프라까지 융합된 분야입니다. 종합적인 만큼 부가가치가 크다는 거예요. 거기다 지상보다 자율주행이 쉬운 환경입니다.

 

보행자나 다른 차량 같은 변수의 숫자 자체가 적으니까요. 주파수 대역이나 고도만 잘 잡아주면 UAM의 사고 가능성은 적어요. 개인 비행기나 헬기를 썼던 사람들을 비롯, 이동이 중요한 사람들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버티포트를 융합 정거장이나 터미널로 상정하고 그 위치를 잡아야 합니다. 단순하게 UAM만 뜨고 내리는게 아니라 그 아래엔 자동차, 전철, GTX 같은 이동 수단을 연계할 수 있는 지역으로요.

 

UAM은 엄밀히 보면 완전한 비행기도, 자동차도 아니라고 보이는데요. 때문에 항공법과 자동차 관련법의 적용이 애매한 것 같습니다.

 

법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PM(Personal Mobility,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해서도 일을 진행하고 있는데 전동 킥보드를 한번 보세요. 이륜자동차(오토바이)와 원동기장치자전거, PM으로도 나뉘어요. 도로교통법을 보면 한 챕터를 따로 만들어서 PM 항목을 따로 두었습니다.

 

UAM도 독자적인 분야로 나아갈 텐데 해당 분야와 함께 운행 고도를 아우를 수 있는 규정이 따로 필요합니다. 면허로 보자면 비행기까진 아닌 중간 모델로 교육할 시스템과 자격의 기준, 그리고 주파수 대역 등의 영역을 따로 만들어줘야 합니다.

 

공공에서 선제적으로 제도화를 도와야죠. PM 분야를 보면서 느끼는게 있는데요. 선도적 조치로서의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놔야 후유증이 덜해요. 나온 다음에 만들려고 하니까 전동 킥보드는 법이 세 번이나 바뀌었어도 미진한 부분이 있어요. 시장을 따라가기 힘들거든요. 전문가의 목소리를 반영하면 조금 더 제대로 된 법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래 모빌리티에서 관련 인프라 설치는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하지만 가스충전소나 버티포트는 기피 시설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이에 대한 해법이 있을까요?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위치 선정을 신중하게 진행하고 설득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인센티브를 제시해야겠죠. 우리나라처럼 집단 주거 시설이 몰린 나라는 드물어요.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유일한 해결 방법이에요.

 

우리나라에서 해결되면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대박이 납니다. 그만큼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UAM이 나오면 버티포트를 중심으로 한 융합형 터미널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제도적인 지원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버티포트도 중요하고 자격이나 주파수 등의 문제가 해결되면 기체와 운영, 정비 등 인프라 시스템도 엄청난 산업입니다. 하나하나가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다년간 연구와 강연을 통해 많은 관계자들을 만나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들이 미래 모빌리티에 대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전동화가 가장 큰 키워드입니다. 그리고 알고리즘 소프트웨어의 중요성도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현대차도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을 선언했어요. 앞으로 미래 모빌리티는 지난 130년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부분에서 강점을 지닌 빅테크 기업들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기차 자체가 모빌리티 파운더리가 되면서 그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를 차별화를 진행할 기업이 가장 경쟁력이 높을 가능성이 커요. 자동차를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나 센서 등 다양한 하드웨어 분야의 기업들도 역할을 하겠지만 꼭지점은 소프트웨어거든요.

 

최근 자동차 리콜을 보더라도 반 이상이 소프트웨어 관련입니다. 그만큼 자율주행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좌우할 요소로 보입니다. 앞으로 최첨단 기술을 선보일 무대로 스마트폰이 아닌 모빌리티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자동차 제조사를 포함해 배터리 회사도 내재화를 선언하고 실행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빌리티 산업도 신기술 개발에 드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자본력이 갖춰진 대기업에게 유리한 환경인데요. 그럼에도 스타트업이 많은 분야 중 하나입니다. 눈여겨볼 만한 스타트업이 있을까요?

 

틈새시장도 많이 있습니다. 자율주행과 관련해 서울로보틱스 같은 회사가 떠오릅니다. 라이다 센서를 통해 딥러닝 3D 인지 분야를 개척한 곳이죠. 발상의 전환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전기차용 변속기 시장에서 7단 자동변속기를 개발해 연비 효율을 높인 바이젠 같은 회사도 있습니다. 같은 배터리를 가지고도 30~50%까지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는데 이미 상용화까지 마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회사 모두 틈새시장을 정말 잘 노렸죠.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모빌리티가 삶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모빌리티의 이용은 한시적이잖아요. 차량이라는 수단을 잠깐 이용하는 정도였는데 앞으로는 모든 걸 모빌리티가 이어준다고 생각합니다.

 

요새 보면 퍼스트마일 모빌리티나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OO 모빌리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만큼 생활 속에서 모빌리티가 중심이 된 것이죠. 앞으로 더 많은 것이 바뀔 겁니다.

 

같은 맥락으로 로버빌리티도 작은 이동으로 인간이 움직이는데 불편한 부분을 완벽에 가깝게 구현해주는 지향성이 있다는 거죠. 고령자나 장애인 계단 같은 것도 있고요. 모든 영역에서 모빌리티의 도움을 받아 인간의 불완전한 부분을 체워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앞으로 굉장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이 말씀하신 연착륙(Soft landing)과 경착륙(Hard landing)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방향만큼 속도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빨리 오는 것은 저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30~40년 동안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연착륙하는게 일자리 부분에서도 부드럽거든요. 기존 일자리가 서서히 감소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는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지금은 충격이 너무 큽니다.

 

각각의 분야에서도 방향을 잡지 못하면 공포감을 조성하는 부분도 있어요. 전기차 화재도 그런거고 이런 부분은 정부나 지자체가 사회적인 역할을 해줘야 할 부분입니다.

 

경착륙이 심해지면 사회적 효율성도 떨어지고 (자동차) 기업의 불안감도 커지거든요. 100년 동안 산업을 주도했는데, 갑자기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미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부분에서 충분히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지금이 진짜 시작이고 앞으로 10년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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