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하우 바탕으로 미국 물류 로봇 시장까지 나아갈 것

차세대 로보틱스 In – 천영석 트위니 대표 下

<上편에 이어…>

 

 

[더테크=조재호 기자] 대표님에게 트위니란? 그리고 로보틱스가 지니는 의미가 궁금합니다.

 

트위니는 가족과 더불어 제가 집중하고 있는 두 가지 요소 중 하나입니다. 제 에너지를 다 쏟아붓고 있는 만큼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직장이기도 하고요. 저뿐만 아니라 같이 일을 하는 직원들도 같이 행복하게 해줘야 하는 책임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창업을 하기 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라는 정말 좋은 직장에서 근무했었지만, 저에게 맞는 일인지 고민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쌍둥이 형과 함께 창업할 기회가 생겼죠. 사람들이 창업하면 많이들 망한다고 하잖아요. 실패하더라도 행복할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었죠.

 

로보틱스는 제가 잘 모르던 분야고 지금도 잘 안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형이 개발을, 전 관리와 마케팅을 담당합니다. 기업 경영이 꼭 해당 분야의 전문가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물론 그 부분을 잘 알면 알수록 잘할 수 있겠죠. 그래서 앞으로도 더 전문적으로 이해하고 공부하고 또 어떻게 하면 세상에 유익하게 쓰일 수 있을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공부해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트위니가 설정한 목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올해는 시장을 확산해 나가야 할 시점입니다. 지난해 나르고 오더피킹을 도입한 물류센터에서 재주문을 주셨어요. 4대를 사용하시다 30대를, 6대를 하다가 20대를 한 업체가 있습니다. 대량으로 주문이 늘어난 만큼 연착륙을 하고 있어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저희가 강점이 있는 기술을 잘 활용해서 비즈니스를 전개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기에 할 일이 많습니다. 미국 시장을 우선으로 보고 있는데 저희가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딱 한 가지가 있었어요. 우리의 레퍼런스입니다.

 

작년부터 나르고 오더피킹을 통해 물류 로봇 분야에서 레퍼런스를 쌓아가며 고객사도 늘어나고 있어서 이제 인증을 받아야 하고요. 미국용 제품도 만들고 특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올해 상반기 중에는 어느 정도 준비가 될 것 같고요. 하반기나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로봇 분야에서 궁극적인 지향점은 휴머노이드로 보입니다.

 

로봇이 사람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휴머노이드를 생각할 것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로봇의 모습도 사람과 유사한 형태일 것이고요.

 

동시에 휴머노이드라는 제품을 만든다면 어떤 영역에서 얼마나 활용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특정 분야에 이 정도로 활용될 것이라고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가격을 생각해봐야 하거든요.

 

제품이 시장에 나와서 활용되고 발전하는 만큼 환경도 따라서 바뀌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이 쌓이면서 변화하는 것이니까요. 다만 휴머노이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상용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높은 개발 비용과 함께 기술적 난이도도 더 높으니까요. 지금 협동 로봇이나 자율주행 로봇을 보더라도 일부 기술이 효과적으로 발전하는 형태로 보입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로봇 혹은 AI가 일자리를 줄인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로봇의 상용화가 진행될수록 기존 일자리는 많이 없어질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일자리가 변경되는 부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자리를 뺏는다는 부분과 함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도 중요합니다.

 

고객사가 로봇을 쓰는 이유로 가장 큰 것이 비용 절감입니다. AI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로봇 도입을 두고 부정적인 목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이 투입된 현장에도 사람의 역할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완전히 자동화된 공장이라도 품질 검수나 오류 확인, 기타 조치를 위해서는 사람의 역할이 필요하니까요.

 

아울러 로봇 도입은 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물류 현장에서는 임금 인플레이션과 노동 경색으로 인한 운영비용 상승, 생산성 저하 등으로 고심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완전 자동화를 시도할 수 있는 건 일부 대기업뿐입니다.

 

물류 로봇 수요가 급증한 배경에는 물류센터들이 로봇을 활용해 근로자들의 업무 편의성을 제공하고 기존 인력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근로자를 보호하면서 안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로봇은 고려 대상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로봇의 역할이 커짐에 따라 사회가 변화하는 만큼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24년 로봇 산업을 전망해보자면 어떤 키워드나 이슈가 있을까요? 아울러 자율주행을 활용한 기업인 만큼 AI와 관련한 키워드도 궁금합니다.

 

서비스 로봇은 서빙에 이어 물류로 사업 분야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저희가 나르고 오더피킹을 개발하고 물류센터에 제품을 공급하는데 주력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몇몇 대기업들도 물류 로봇에 대한 의지를 밝히거나 기업 간 협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I와 관련해서는 로봇과 만남이 아닐까 합니다. 기존 자율주행 로봇과 LLM(거대 언어 모델) 등 AI 기술을 로봇과 접목해 다양한 작업에 활용하는 추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트위니도 이를 대비해 NC소프트와 업무협약을 맺고 바르코 LLM을 탑재한 로봇을 개발해 국립중앙과학관 등 여러 곳에서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물건을 나르는 목적 외에도 시설 안내와 같이 지적 능력이 필요한 임무까지 수행하면서 자율주행 로봇의 활용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정부에서 ‘첨단로봇 산업 비전과 전략’이 발표했습니다. 관련해 기업에선 효용감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정부가 발표한 정책에는 K-로봇 3대 핵심 전략이 제시됐습니다. 우선 기술·인력·기업 육성에 집중투자 한다는 것인데 수요공급기업 간 협업을 바탕으로 하는 공동개발 제조를 통해 국내 로봇 제품의 확산을 촉진하고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겠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국민의 일상과 밀접한 5대 분야를 중심으로 로봇을 투입하고 확산한다는 내용도 있고요. 국가 간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있어 회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창업을 하고 지금까지 기업을 키워올 수 있었던 부분에서 정부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하거든요. 기술력을 극대화해 사업화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우리나라의 창업 생태계는 정부 주도로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특히 첨단 로봇 산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지원한다고 하니 감사할 일이죠.

 

마지막으로 우리 로봇 산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편하게 이야기 해주세요.

 

최근 로봇 산업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이러한 관심이 지속되고 성장에 도움이 되려면 로봇 기업들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을 받는 분야는 거품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과거에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VR이나 메타버스가 언급될 때 많은 기업들이 기술력 기반이나 역량 기반이 아닌 해당 분야에 있다는 이유로 관심을 받는 경우도 있었어요.

 

저는 로봇 기업들이 자체적인 기술력과 사업성을 키우고 시장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그리고 지금의 관심에 대해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더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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