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 이승수 기자] 초고속 D램 HBM은 AI 시스템을 구현하는 메모리의 기술 한계를 돌파하게 한 주역으로지금의 AI 시대를 가능하게 해준 대표적인 AI 반도체 중 하나다. SK하이닉스는 11년 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이후 올해 3월에는 현존 최고 성능의 5세대 HBM3E를 가장 먼저 양산해 공급하며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이규제 부사장은 5일 SKK하이닉스 뉴스룸을 통해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HBM 시장에서 우위를 지켜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조직에서도 고객과 이해관계자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제품 특성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구성원들과 공유하며 SK하이닉스 패키징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1세대 HBM 제품에 TSV 기술을 적용했다. TSV는 여러 개의 D램 칩에 수천 개의 구멍을 뚫고 이를 수직 관통 전극으로 연결해 HBM의 초고속 성능을 구현해 주는 핵심 기술이다.
TSV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기존 메모리의 성능 한계를 극복해 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았지만, 곧바로 상업화된 기술로 부상하지는 못했다.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과 투자비 회수 불확실성 등 난제로 누구도 선뜻 개발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커다란 호수 주변에서 누가 먼저 물에 뛰어들지 서로 눈치를 보며 기다리는 아이들과 같았다’고 표현했다.
2010년대로 접어들며 고성능 GPU(그래픽 연산장치) 컴퓨팅 시장의 성장과 함께 고대역폭 니어 메모리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SK하이닉스는 TSV와 WLP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제품 개발에 착수해 최고속 그래픽 D램 제품인 GDDR5보다 4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모량이 40% 낮은 최초의 HBM을 개발했다.
MR-MUF가 적용된 HBM2E는 HBM 시장의 판을 바꾸기 시작했고 결국 MR-MUF는 SK하이닉스의 ‘HBM 성공신화’를 적용한 4세대 12단 HBM3부터와 5세대 HBM3E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세계 최초로 12단 HBM3 개발 및 양산에 성공했으며, 올해 3월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를 양산하게 됐다. 이 기술은 하반기부터 AI 빅테크 기업들에 공급될 12단 HBM3E에도 적용된다.
이 부사장은 "여기에 만족하거나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SK하이닉스가 HBM 리더십을 지켜가려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커스텀 제품 요구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