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조재호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업계에 만연해 있는 ‘특허 무임승차’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4일 불법적으로 특허를 사용하는 기업에게 소송 및 경고 등을 통해 강경하게 대응하는 한편 글로벌 배터리 특허 라이선스 시장을 조성해 배터리 산업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선도해 나가기로 했다.
이런 방침은 LG에너지솔루션의 지적재산권(IP)에 대한 후발기업의 무분별한 침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IT기기용 소형 배터리부터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이미 상업화되어 판매되고 있는 경쟁사 제품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을 침해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무역위원회(ITC)나 독일 법원 등에 특허침해나 영업비밀 탈취에 대응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권리보호를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지적재산권 침해가 지속되고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배터리 공급사 선택에 특허권 준수 여부를 고려하지 않는 등 시장 왜곡이 심각해지고 있어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이한선 LG에너지솔루션 특허센터장은 “회사는 산업의 초창기부터 끊임없이 기술 개발을 통해 배터리 시장을 개척해온 오리지널 이노베이터”라며 “앞으로 기술 주도권을 지키고 산업의 상생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특허권의 정당한 거래 시스템을 조성하고 침해 사례에는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5년 28GWh에서 2023년 706GWh로 25배가량 성장했고 2035년에는 5256GWh 규모로 전망했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터리 기업 간 경쟁도 격화됐고 무분별한 기술 도용 사례도 급증했다.
특히 질적으로 우수한 특허를 확보하기 어려운 후발 기업들은 특허 무단 사용을 통해 유럽·중국·인도·동남아 등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특허 중 경쟁사가 침해하거나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특허’는 1000여개에 달한다. 이중 침해 사례가 확인된 것만 580건에 이른다.
대표적으로 안전성 강화 분리막의 전극 접착력을 높여 다양한 전극조립체를 구현할 수 있는 특허 기술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핵심 공정기술을 접목한 전극설계 특허도 다수의 침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차세대 배터리에서도 기술 침범이 우려되고 있다.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업계에서 고유의 기술을 보호하고 시장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합리적인 라이선스 시장 구축을 주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특허풀이나 특허권 매각 등 다양한 방식의 수익화 모델을 활용해갈 계획이다.
현재 시장에서 침해 중인 특허를 중심으로 글로벌 특허풀(Patent Pool)을 통해 주요 특허를 단계적으로 라이선스 함으로써 라이선스 사업과 관리를 효율화한다.
이를 통해 특허권에 대한 로열티를 수취해 기술 개발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후발 기업의 정당한 특허권 사용을 통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기술침해가 지속될 경우 강경 대응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는 “공정한 경쟁을 위한 필수 요소는 지적재산권 존중”이라며 “선도업체로서 합리적인 라이선스 시장 구축에 앞장설 것이며 미래 핵심 기술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LG에너지솔루션만의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지속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