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뇌전증 진단의 새로운 기준 제시

돌연변이 신경세포가 난치성 뇌전증을 유발하는 과정 규명
뇌전증 진단하는 기준 마련과 함께 RNA 치료제 개발 돌입

 

[더테크=조재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뇌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 뇌전증 발작 과정을 규명하고 새로운 진단 기준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난치성 뇌전증 환자를 위한 혁신 RNA 치료제 개발을 예고했다.

 

카이스트는 9일 이정호 의과대학원 교수팀이 뇌세포 특이적 돌연변이에 의한 소아 난치성 뇌전증 동물 모델과 환자 뇌 조직 연구를 통해 뇌전증이 발생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얼마나 적은 수의 특정 유전자 변이 세포가 누적되면 전체 뇌 기능 이상을 유도하는 뇌 질환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마우스 질병 모델과 인체 조직을 이용한 중개의학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따르면 실험용 쥐의 뇌 조직에서 돌연변이가 8천에서 9천 수준으로 나타날 때부터 뇌전증 발작을 일으키고 관련된 병리가 나타남을 관찰했다. 이를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뇌조직에서 대용량 유전정보 증폭 시퀀싱을 진행해 비율을 측정했다. 그 결과 최소 0.07%에 이르는 뇌전증 유발 체성 돌연변이를 관찰했다.

 

이를 통해 난치성 뇌전증의 돌연변이 유전자 진단에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 수 있었다. 아울러 극미량의 돌연변이 신경세포가 다양한 뇌 질환을 유발하는데 관여한다는 점도 밝혔다.

 

이번 발견은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수술에 이르는 난치성 뇌전증의 유전적 정밀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난치성 신경 정신의학적 질환들이 뇌의 발생과 분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극소량의 미세 돌연변이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에 따라 국소 피질이형성증의 진단법 향상 및 돌연변이 세포로 인한 뇌 질환 원인 발견에 있어서 중요한 기초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소 피질이형성증이란 뇌 발달 과정에서 대뇌 피질에 국소적으로 신경세포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기존 항뇌전증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소아 난치성 뇌전증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신경 의학 학술지 `브레인(Brain)'에 지난 6월 25일 게재됐으며, 카이스트 교원 창업 기업인 소바젠을 통해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신경세포 돌연변이를 정밀 타겟하는 혁신 RNA 치료제 개발에 이용될 예정이다.

 

논문의 제1 저자 김진태 박사는 “극미량의 체성 돌연변이라도 뇌의 기능 이상을 유발할 수 있음이 알려졌고 이를 통해 난치성 뇌전증 등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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