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 42.195km 마라톤과 같다

[칼럼] 맥락 없는 접근 아닌 전문가 협의로 DX 로드맵 설정해야
정부 지원 충분히 활용해 시대에 맞는 스마트한 경쟁력 갖춰야

 

마라톤은 경기에 나서기 전 치밀한 준비를 요구하는 스포츠다. 42km가 넘는 긴 거리를 문제없이 완주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훈련과 경기전 적절한 준비 운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런 준비들이 없다면 결승점에 닿기도 전에 ‘포기의 쓴맛’을 봐야 할지도 모른다.

 

최근 산업계 전반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스마트팩토리’도 마찬가지다. 도입 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에서 사용할 기준정보를 미리 준비하고 시스템 세팅을 미리 마쳐야 한다. 이렇게 준비를 해도 6개월가량 테스트를 해 보면 문제점이 많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소프트웨어에 접근한 후 사물인터넷 등을 시스템과 연결하여 현장에서 근로자가 짧은 시간에 시스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시에 이미 개발된 프로그램이나 디스플레이 등은 우리 회사 실정에 맞지 않는 문제점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아무런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구축이 시작되었다면 소기업의 경우 현업은 현업대로 수행하면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따른 대응을 해야 하므로 구축 기간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공급업체 측 요청 사항에 바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준비가 미비한 상태라면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따른 부가적인 업무는 후 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특히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의 경우 기존 근로자가 충분한 준비를 하기에는 부담이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부 지원사업을 활용해 중소기업 부담 없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이들 외부 전문가와 충분한 협의를 통하여 기업 부담 없이 스마트팩토리 구축 준비를 사전에 충분히 한 후 동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소기업에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하면 사전에 관련분야 전문가와 충분히 논의하고 디지털 전환(DX)의 로드맵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 CEO가 이들 전문가와 만날 기회를 많이 확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때 강조하고 싶은 점은 임직원의 마음가짐이다. 스마트팩토리는 그저 자동화된 기계설비 또는 시스템만 도입했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자동화된 기계설비와 연계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연계 구축해 현장으로부터 실질적인 DX가 이뤄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예를 들어 CEO가 주간 또는 일일 생산실적을 매일 아침에 대면으로 서면 또는 구두보고를 받기보다는 실시간으로 비대면으로 현재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려면 생산실적 및 재고 등 중요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공유해야 한다.

 

이제 해외 출장 시에도 스마트폰을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생산공장은 점진적으로 자동화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보고체계나 모니터링 시스템이 아날로그 형태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CEO가 실질적으로 시스템을 잘 운용할 수 있도록 임직원들과 수시로 협의 과정을 거치는 것도 필요하다.

 

4차산업혁명 시대엔 중소기업도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수첩 또는 엔지니어 머릿속에 있었던 각종 노하우나 적용 중인 데이터 정보를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으로 임직원들이 공유해야 한다. 시스템에 축적된 중요 정보는 빅데이터화 해서 분석 결과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AI 등을 통해 향후 설비 수명 등을 예측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 빅데이터 및 AI 등 하이테크 분야에 대한 직무능력 향상 교육도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생산과 제조를 통해 납기 맞추기에 급급한 것이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하이테크 분야에 대한 지식을 보유한 근로자를 찾기 어렵고 또한 교육받을 여유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구축은 선택사항이라기 보다는 필수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동종업계에서 스마트팩토리를 이미 구축한 경쟁사는 불량률이 대폭 감소돼 균일한 양질의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데 우리 회사는 아직 과거의 시스템에 머물러 불량률과 품질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수주는 자연스럽게 경쟁사로 넘어갈 수 있다. 이를 단기간에 대응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므로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필수라는 이야기다.

 

정부가 현재까지 기초수준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집중 지원했다면, 향후에는 시스템 고도화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이같은 지원이 언제까지 계속되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따라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중소기업이라면 정부 지원을 잘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기초수준 이뤘다면 고도화 시스템을 조기 구축해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한 경쟁력을 갖추길 바라는 마음이다.

 

장영도 박사는

 

한국폴리텍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정년퇴임 이후에는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IT 기업에 근무했다. 현재는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로 활동 중이며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을 돕는 컨설턴트 역할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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