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터 작곡까지…다채로운 ‘AI 광고’ 시대

국‧내외서 생성형AI 이용한 광고 속속 등장
빠른 제작과 다양한 매체서 활용 가능…독창성, 재산권 침해 등 보완점도

 

[더테크=전수연 기자] 챗GPT가 불러온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은 이제 다양한 방향으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경영과 업무를 디지털 혁신할 수 있는 테크툴(tool)로 주목받고 있다.

 

IBM기업가치연구소(IBV)의 연례 CEO 스터디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75%의 CEO가 ‘가장 발전된 생성형 AI를 보유한 조직이 경쟁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생성형 AI가 기업 업무에 있어 필수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최일선에서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마케팅과 광고도 생성형 AI의 존재감에서 예외는 아니다. 마케팅‧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전문가인 김형택 디지털이니셔티브그룹 대표는 “국내의 경우 SPC, GS리테일 등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상품 기획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각, 아이디어 등을 선보이고 빠른 기획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광고들은 톡톡튀는 기획으로 테크에 익숙한 Z세대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사례는 LG유플러스가 선보인 ‘20대 가입자 전용 요금제’ 광고다.

 

시나리오부터 이미지, 음성에 이르기까지 AI기술을 활용해 제작됐다. LG유플러스 측은 “20대 고객이 정보검색과 유튜브, 릴스 등 동영상 시청에 익숙하고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에 거부감이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전했다.

 

생성형 AI를 이용한 광고의 장점 중 하나는 다름 아닌 ‘단축의 미학’이다. LG유플러스는 광고제작 과정에서 제작비의 1/4, 제작기간의 1/3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장점을 활용한다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기업들도 생성형 AI를 이용해 효과적인 광고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롯데리아는 생성형 AI가 만드는 ‘소리’에 주목한 케이스다. 이미지를 음악으로 변환하는 AI 기술을 이용해 음계와 음역을 정한 후 ‘햄버거송’을 만드는 캠페인이 그것이다.

 

지난 7월 공개된 버거뮤직 1탄 가수 윤하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약 400만회를 넘기며 큰 관심을 받았다. 롯데GRS 관계자는 “버거뮤직 프로젝트는 MZ세대와의 소통과 함께 브랜딩 강화에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AI를 이용한 광고가 나왔다. 패션브랜드 발렌시아가는 ‘해리포터 바이 발렌시아가(Harry Potter by Balenciaga)’ 영상을 제작했는데 영상에는 실제 사람이 아닌 생성형 AI로 만들어진 ‘해리 포터 시리즈’ 속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해당 영상은 챗GPT와 AI 프로그램 미드저니, AI 기반 머신러닝 프로그램 일레븐 랩스 등 다양한 AI 툴을 통해 제작됐다.

 

이러한 흐름과 관련, 서진형 경인여자대학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이제는) AI가 (거의) 모든 분야에 사용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전문가인 박재항 글로벌브랜드&트렌드 대표는 “새로운 매체들이 등장하면서 그에 따른 제작방식도 발전하고 있다. (이 흐름에서) AI도 수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주도하는 기획은 짧은 시간 내 대중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어 트렌드에 민감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오가는 광고업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온라인 매체에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도 높다.

 

박재항 대표는 “예를 들어 웹사이트 이용층이 20대 여성일 경우 그에 맞는 광고를 AI가 선별할 수 있다”며 “특정한 검색어와 메시지 등을 통해 광고물을 제작하고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아 빠르게 구현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체크포인트’도 존재한다. 서진형 교수는 “AI의 지적재산권 침해 또는 (타사의) 유사 마케팅 전략 생성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형택 대표는 “결과가 고도화되거나 정교한 점은 (아직까지) 부족하다. 단편적이면서 의도와 다르게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재항 대표는 “사람이 상식적으로 하지 않을 선택도 AI는 할 수 있다. 페이크 뉴스(Fake News)나 부적절한 사이트 등에 광고가 실리는 것”이라며 “광고의 가치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AI의 크리에이티브 영역 또한 상당히 발전했지만 독창적인 면에서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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