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크=조재호 기자] 현대차·기아가 연간실적을 발표했다. 합산 영업이익이 27조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14년간 영업이익 1위를 기록했던 삼성전자를 넘어서 영업이익 1,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양사는 최대 실적에 기뻐하기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올해 실적을 신경 쓰는 모습이다. 전기차 성장세 둔화를 비롯해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 15조1269억원, 11조60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현대차는 54%, 기아는 60.5% 상승했다.
합산 영업이익은 26조7348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잠정 영업이익인 6조5000억원보다 2배가량 크다. 자동차 시장이 최근 침체기에 빠진 반도체 시장을 앞질렀다.
총 매출액은 현대차가 162조6636억원, 기아가 99조808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4%, 15.3%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합산 기준 10.2%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의 배경으로는 고수익 차종 중심의 수익성 개선을 꼽을 수 있다. SUV와 함께 친환경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의 판매가 활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차량 판매 중 SUV 비중이 53.9%에 달했다. 친환경 판매량은 현대차그룹 전 차종을 기준으로 127만대에 달하며 전년보다 27.9% 증가했다.
아울러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 성과가 돋보였다. 지역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북미 108만대, 유럽 63만대를 기록했는데 전년 보다 14.2%, 11.6% 증가한 수치다. 국내와 인도 시장에서도 10%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의 올해 전망은 다소 보수적이다. 내수를 비롯해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환율 변동성 확대,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관련 비용 증가가 리스크”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과 원가 혁신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양산 차종 수 증가, 미국 조지아 신공장 건설 본격화 및 지속적인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4조9000억원 △설비투자(CAPEX) 5조6000억원 △전략투자 1조9000억원 등 총 12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424만대, 기아는 320만대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각각 0.6%, 3.6% 높은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대외 경영 악화에도 지속적인 개선과 원가 혁신을 통해 목표 달성을 추진할 계획이다.